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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자본주의] 리뷰(2) : 재테크와 소비 마케팅의 함정, 자본주의의 해답은?

by 킥도어 Kickdoor 2023.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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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금융상품과 소비 마케팅 속에 숨겨진 비밀을 소개하고, 위기의 자본주의를 구할 아이디어는 없는지 탐색합니다. 지난 리뷰에 이어 두 번째 리뷰를 시작하겠습니다.

재테크의 함정 : 재테크 열기는 우리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1990년대 이전까지 우리 사회에서 '금융'이라는 부분은 크게 중요시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재테크'라는 말도 유행하지 않았지요. 그저 열심히 일해서 저축을 하고 조금씩 돈을 모으면 그것이 최고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1990년대부터 상황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세계 시장에서 우리 경제의 비중이 크게 확대되면서 금융 시장 개방에 대한 압력이 거세지고, 결국 1992년 금융 시장이 급속도로 개방되었습니다. 국내에 물밀 듯이 들어온 외국 자본과 선진 금융회사들이 휘황찬란한 금융상품들이 선을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2000년대가 되자 은행은 본격적으로 펀드와 보험을 팔고 신용카드 발급을 확대하면서 금융자본주의의 한가운데에 서기 시작했습니다. '저축'에만 초점이 맞춰졌던 은행의 위상과 역할이 크게 확대되고 '재테크'라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금융자본주의'라는 말은 노동력을 중심으로 하던 자본주의에서 금융을 중심으로 하는 자본주의로 전화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품과 서비스 등 실제 노동력이 돈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돈이 돈을 만드는 사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입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요? 바로 '투자'라는 과정을 거치는 것입니다. '재테크'라는 말은 명목상 '당신의 돈을 투자해서 수익을 벌어가라'는 말이지만, 그 이면의 진실은 '어서 은행에 당신의 돈을 쏟아부어 달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시중은행들이 일부 공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은행은 당신의 조력자도 아니고, 이웃도 아니며, 친구도 아닙니다. 그저 당신에게 금융상품을 팔고, 그것으로 수익을 올리면 되는 회사일뿐입니다. 이 말은 곧 당신과 은행의 이익이 상충될 때, 은행은 자신의 이익을 먼저 챙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따라서 '굉장히 좋은 상품이 나왔으니까 은행이 나를 위해서 추천해 주는구나'라고 생각하기 전에 '아, 지금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이 상품을 많이 팔려고 하는구나'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것이 내가 원하는 상품인지, 아닌지 판단을 해보고 자신이 원하는 상품일 때만 가입하는 것이 자신의 돈을 지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소비 마케팅의 함정 : 소비는 감정이다

자본주의는 소비를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이동시켰습니다. 과거에 소비라는 것은 그저 '필요'를 만족시켜 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차고 넘치는 자본주의의 생산품들이 다 소비될 수가 없습니다. 잉여생산물들이 많아지고, 그것이 회전되지 않으면 자본주의에는 시스템적인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소비를 권장하는 것, 또는 강요하는 것입니다. 결국 소비자들은 '필요한 것을 구매하는 사람'이 아니라 '필요하지 않은 것까지도 소비해 잉여생산물을 떠맡는 사람'이 되어주어야 하는 것이지요.

 "아기가 한 살 반이 되면 최소 백 개의 브랜드를 기억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2개월 때부터 이미 브랜드에 영향을 받아 자기 정체성을 브랜드를 통해 묘사하게 됩니다.
  슬픈 일입니다."   - 마틴 린드스트롬 (Martin Lindstrom, 세계적인 브랜드 컨설턴트)

우리는 매 순간 합리적으로 결정해서 소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어린 시절에 형성되었던 습관의 산물로 소비하게 된다는 것, 그리고 부모는 상당수가 아이들의 영향에 의해 소비하고 있다는 것은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던 놀라운 비밀 중의 하나입니다. 전문가들은 소비 행동의 95% 이상을 무의식이 결정한다고 합니다. 다양한 마케팅은 이러한 무의식적 소비행위에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또한 소비는 감정입니다. 일단 사고 싶다는 욕망이 든 후에는 그것을 의식적으로 합리화하는 과정이 발생합니다. '사고 싶다'고 느끼면 '필요한'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지요. 또한 남에게 배척당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그곳에서 벗어나 어떻게 해서든 소속감을 가지고 싶다는 것이 소비의 동기가 되어 자신이 필요하지 않음에도 소비할 수밖에 없는 과소비 상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자존감이 낮으면 더 많은 돈을 쓰기도 합니다. 자존감이 높으면 외모에 대한 만족도도 높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만족도도 높게 나타납니다. 반대로 자존감이 낮으면 '나는 별 볼일 없는 사람이다'는 생각이 들고, 그러면 나를 멋지게 치장해 주고, 나의 가치를 높여줄 물건을 구하게 되는 것입니다.

과소비를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은 카드입니다. 일반적으로 현금을 쓰면 뇌는 고통을 느낍니다. 자신에게 있던 중요한 자산이 손실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카드를 쓰면 뇌에서 고통을 느끼는 중추신경이 마비됩니다. 특히 카드를 쓸 때는 계산하면서 카드라는 물건을 줬다가 다시 되돌려 받기 때문에 우리 뇌가 착각하여 손실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두뇌 활동을 보여주는 기능성 자기 공명영상 fMRI을 보면 현금보다 카드로 낼 때 고통이 덜하다고 합니다. 결국 그만큼 죄책감도 덜해서 자꾸만 쓰게 되는 것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쇼핑은 패배가 예정된 게임입니다. 내 안의 감정을 관찰하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개선에서 스스로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행복을 찾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자본주의에 해답은 있는가?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은 자본주의 시장 원리의 기초가 되는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밝혀낸 책입니다. 그는 「국부론」에서 언급한 '보이지 않는 손' 때문에 부자들의 편에 선 사람이라는 오해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그가 「국부론」을 집필한 것은 사실 가난하고 박해받는 사람들을 위해서였습니다. 당시 국가의 부는 금과 은의 축적일 뿐이라고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스미스는 '국부'는 '모든 국민이 해마다 소비하는 생활필수품과 편의품의 양'이라고 새롭게 정의를 내렸습니다. 어디서든지 노동이 이루어지면 부가 생산될 수 있다는 생각을 정리한 것입니다. 또한 모든 가치는 노동에 의해 생기므로 상품의 교환가치는 그것을 생산하는 데 들어간 노동량으로 정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아담 스미스가 믿었던 자유시장 경제는 부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큰 공헌을 했지만, 그것이 이상적으로 분배되는 데에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졌고, 부자인 사람은 더욱 부자가 되었습니다.

칼 마르크스는 「자본론」을 통해 이러한 자본주의의 모순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그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자본가는 노동자에게 노동가치보다 더 적은 일당을 주면서 이윤을 얻고, 이러한 '잉여가치'를 획득함으로써 부를 축적하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결국 프롤레타리아 혁명에 의해 자본주의가 사라지고 공산주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하지만 「자본론」이 세상에 나온 지 140여 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자본주의가 붕괴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가고 오히려 공산주의가 붕괴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승승장구하던 자본주의는 1930년대 미국 경제대공황을 맞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합니다. 영국의 위대한 경제학자 케인스는 공황의 원인을 수요부족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득이 늘어난다고 수요가 똑같이 늘어나지 않으며, 현실적인 수요량을 '유효수요'라고 정의합니다. 실제로 물건을 살 수 있는 돈을 가지고 있어도 물건을 구매하려는 욕구는 줄어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경제가 잘 돌아가려면 소득과 수요가 거의 같아야 하는데, 덜 쓰다 보니 경기가 침체되어 공황이라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공황에서 벗어나는 길은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며, 그렇게 완전고용이 이루어지면 현실적인 수요가 늘어나 경제가 되살아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케인스 이론은 큰 정부를 만드는 데 이론적 토대가 됐고, 세계는 정부의 강력한 개입으로 30년 동안이나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한편 1970년대에 들어서자,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호황에도 위기가 찾아옵니다. 그런데 그때의 위기는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번졌습니다. 바로 경기 불황과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오는 '스테그플레이션'이 시작된 것입니다. 이 현상은 케인스의 이론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러자 런던대학의 교수 하이에크의 주장이 다시 주목받게 됩니다. 하이에크의 주요 이론은 인간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중앙경제 계획은 실패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그는 고통스러워도 시장의 힘을 믿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고, 자본주의는 공산주의로부터 최종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이때부터 복지보다 성장을, 정부의 역할보다 시장의 역할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신자유주의가 지구촌 경제를 휩쓸게 됩니다. 이로써 세계는 글로벌 경제 체제에 돌입하게 됩니다. 

세계화는 전례 없는 풍요를 가져다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세계화가 시작되면서 부와 빈곤의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불평등이 더 커졌다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이를 두고 케인스주의와 하이에크주의는 지금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이제 우리는 케인스와 하이에크를 넘어서는 또 다른 대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 책에서는 복지 자본주의에 주목합니다. 사람들은 복지라고 하면 경제 성장에 발목을 잡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우선 질문을 하나 해보겠습니다. 고소득층의 소비와 저소득층의 소비 중에서 소비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답은 저소득층의 소비입니다. 그 이유는 가난한 사람이 부자보다 훨씬 더 많을 뿐만 아니라 아무리 부자라도 하루에 열 끼를 먹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공급이 늘어나는 데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야 합니다. 그런데 만약 경제성장의 결과가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골고루 분배되지 않으면, 생산의 증가를 따라갈 수 있는 소비의 증가가 수반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과잉생산이 발생하고 공황이 일어나게 됩니다. 한마디로 공황은 '분배의 불균형'에서 발생한다는 것이지요. 역으로 말하면, 경제성장은 제대로 된 분배에 의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책이 나온지 10년도 더 지난 지금.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세상은 어떤 모습이며, 그 속에서 당신은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위 내용은 책 '자본주의(저자 EBS 자본주의 제작팀, 출판사 가나출판사)'에서 요약, 발췌한 내용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원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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