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에서 저자의 말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워라밸 Work & Life Balance은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두 '퇴근 이후의 삶'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하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하는 시간이 괴로워 죽을 지경이라면 삶에 만족하며 산다는 게 가능할까요? 회사에서의 시간이 끔찍하다면, 퇴근 후 두세 시간의 취미생활이 아무리 만족스럽다 한들 삶은 여전히 고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퇴근 후의 시간을 재밌게 보내는 계획만큼 퇴근 전의 시간, 즉 일하는 시간을 제대로 쓰는 방법에 대해 아는 것은 중요한 문제입니다. 저자는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단순하게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복잡한 것들을 걷어내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기획의 기술 : 기획자가 답해야 할 세 가지 질문
기획은, 문제가 되는 비루한 현실과 열망하는 기대 사이의 간격을 줄여주기 위해 많은 사람이 고안해낸 생각 방식입니다. 문제에 휘둘리지 않고 계획에 따라 대처하려는 눈물겨운 노력입니다. 기획하는 대로 문제에 대처하지 않으면 닥치는 문제만 해결하다가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그래서 기획자는 다음의 세 가지에 꼭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첫째, 목표(원하는 미래)는 무엇인가?
- 둘째, 목표를 가로막는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 셋째, 문제를 해결하고, 원하는 미래를 달성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최적의 행동은 무엇인가?
왜냐하면, 우리의 기획을 듣는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게 정말 우리가 원하는 목표라고요? 왜요?", "제안하신 A, B, C안을 적용하면 진짜 우리가 열망하는 미래가 달성되나요? 무슨 근거로요?", "왜 많은 방법 중에 그 세 개를 권하시는 거죠?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이유가 뭔가요?"
단순하게 일하는 사람들은 기획을 할 때 앞의 세 가지 질문에 명쾌하게 대답할 수 있도록 집중합니다. 숨겨진 열망, 그리고 진짜 문제를 찾아내어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또한 상대방이 단지 '좋은 방안'을 원하는 게 아니라 한정된 예산과 시간으로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필요로 한다는 걸 기억합니다. 결정적인 트리거 Trigger가 될 행동말입니다.
■ 세 가지 질문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는 생각법
① 왜 이 일을 하는지 고민하라, WHY First, Always!
사람들은 보통 어떤 과제를 만났을 때 방법How부터 찾으려고 애씁니다. 하지만 제대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목적 또는 열망 Why으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Why를 깊이 생각하면 How는 저절로 따라오게 됩니다.
예를 들어, 인사팀에서 '회사를 성장시킬 재능 있는 인재를 키우겠다!' 목표를 세웠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제 문장의 단어 하나하나를 쪼개어 질문을 만들어보기 시작합니다. 이때, 질문은 많이 만들수록 좋습니다. 질문이야말로 Why를 찾는 정말 좋은 안내입니다. 회사의 성장이란? 성장하려고 하는 분야는 어디인가요? 성장이란 신사업인가요? 아니면 시장 점유율 확대인가요? 성장에 필요한 재능은 무엇일까요? 인재는 어떤 사람인가요? 키운다는 것은 기존 직원들을 교육하는 건가요? 새로 데려온다면 신입인가요? 경력인가요?
이렇게 단어 하나하나 쪼개어 대답하다 보면 어느새 그림이 그려질 겁니다.
②WHY와 HOW 질문법
Why질문법은 해답을 찾을 때까지 계속 '왜'라는 질문을 반복하는 방식입니다.
'나는 우울해. 왜? 몸이 안 좋아. 왜? 수면 장애로 자꾸 깨서 세 시간도 제대로 못 자. 왜? 글쎄, 늦게 자서 그런게 아닌가 싶어. 왜? 요즘 미드에 푹 빠졌거든. 퇴근 후 두 편씩 보다 보니 매일 새벽 1시가 넘어서야 잠게 돼.'
우울한 이유가 수면 장애 하나만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Why를 네 번 반복하면서 실현 가능한 행동을 찾았습니다. 퇴근 후 미드를 시청하는 행동 패턴을 바꾸면 되는 거죠.
How질문법도 해결 방안을 찾게 될 때까지 계속해서 '어떻게'라는 질문을 반복합니다.
'우울한 상태를 고쳐야 겠어. 어떻게? 몸을 건강하게 해야지. 어떻게? 5kg 늘어난 체중을 줄일 거야. 어떻게? 식단조절을 해야지. 어떻게? 앞으로 한 달 동안 밀가루 음식을 먹지 않고, 저녁 9시 이후에는 물 이외에 아무것도 먹지 않을 거야. 어떻게? 집에 있는 빵과 과자는 버리고, 매일 저녁 9시마다 알람을 맞춰서 경각심을 가져야지.'
보고서 작성의 기술 : 피해야 할 보고서 유형 3가지
상대방, 즉 우리의 고객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세 가지 문제 유형을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문제 유형은 작성자의 의도가 모호한 경우입니다. ①무엇을 하겠다는 건지 What ②왜, 하필, 꼭 그걸 해야 하는지 Why가 분명하지 않습니다. 이런 보고서는 '기상청 일기 예보 같은 보고서'입니다. 뉴스에서 이런 기상 예보를 자주 들으실 겁니다. "오늘 전국 내륙 곳곳에서 한때 비가 내리겠습니다." 전국 내륙은 어디일까요? 곳곳은? 한때는 언제일까요? 중요한 야외 행사를 앞둔 마케팅 회사라면 지금이라도 실내로 바꿔야 할까요? 도무지 판단을 내릴 수 없습니다.
두 번째는 대안 없는 현황 중계형입니다. 현황 분석을 화려하게 한 후 '어떻게 해야 할지'는 상대방(주로 상사)이 알아서 판단하라는 식으로 발을 빼는 보고서 입니다. 이런 보고서의 전형적인 개선방안은 이런 식입니다.
- 마케팅을 강화하고, 고객 서비스 제고에 힘써야 한다.
- 현황을 타개할 면밀하고 체계적인 개선방안이 필요하다.
수많은 마케팅중에 뭘 하자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강화는 어떤 걸 의미하는 건가요? 횟수인지 채널 확대인지 모르겠습니다. 고객은 누구를 말하는 거지요? 구매 경험, 나이 등과 상관없이 그냥 모든 고객인가요? '제고'는 아무 의미 없는 말이니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개선방안이 필요하니까 보고서를 쓰라고 한 건데, 이런 보고서를 받으면 할 말이 없어집니다.
세 번째는 상대방의 의도와 관심에서 벗어난 경우입니다. 회사는 4차 산업혁명을 맞아 혁신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하는데, 신입사원 연수를 30년 전통의 지리산 무박 등반과 해병대 훈련으로 써 오면 아무리 현황 조사가 치밀하고 계획이 탄탄하더라도 통과가 어렵겠지요. 또한, 대형 유통기업의 구매팀을 찾아가 우리 회사 신제품을 설명할 때, 초점을 '우리 회사와 제품 자랑'에 맞추면 아마 빈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클 겁니다. 승률을 높이려면 '상대방의 이득과 기회'에 맞춰서 보고서를 써야 합니다.
보고의 기술 : 우리 뇌는 복잡한 걸 싫어한다
대부분의 상사는 후천성 'ADD(주의력결핍증후군)' 환자입니다. 특히, 임원과 경영진들은 전혀 다른 성격의 업무가 섞인 복잡한 문제들, 해결이 까다롭거나 책임을 져야 하는 어려운 문제들을 의사결정하느라 뇌가 지쳐있습니다. 뇌가 너덜너덜 지친 사람들은 직원의 보고서를 보거나 보고를 들을 때 가급적 최소한의 에너지로 해결하고 싶어 합니다. 직원이 결론을 말하지 않고 장황하게 배경을 설명하면 무의식적으로 듣지 않습니다. 이토록 산만한 대상을 두고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요? 산만한 뇌가 딴생각할 틈을 주지 않아야 합니다.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보고서의 핵심은 무엇인지, 무슨 얘기를 하는지, 30초 안에 깔끔하게 설명할 수 있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게다가 우리 뇌는 복잡한 걸 싫어해 선택적으로 인지합니다(뇌의 선택적 인지 법칙). 일 잘하는 사람들은 상사와 클라이언트의 지치고 게으른 뇌에 한 번에 꽂히도록 기획하고 보고하며, 고만고만한 프로젝트를 가지고도 멋진 그림을 그려냅니다. 게슈탈트 심리학에 따르면 우리 뇌가 좋아하는 구조는 아래와 같습니다.
왜 우리 뇌는 이런 형태를 좋아하는 걸까요? 간단한 수학 질문을 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 근접성과 유사성 항목 안에 동그라미는 총 몇 개인가?
- 연속성 그림을 10초간 본 후 기억하여 똑같이 그리시오.
당연히 동그라미를 일일이 세는 사람보다 그룹으로 묶어서 계산하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겁니다. 뇌는 무작위로 펼쳐져 있는 자극들이라도 가능하면 규칙에 맞추어 그룹핑 grouping, 즉 덩어리로 해석하고 싶어 합니다.
일하는 방식도 이 규칙에 따라야 뇌가 편안합니다. 여러 기획안을 제안하며 바쁘게 일해도 상대방의 머릿속에 우리의 존재감이 희미한 이유는 저자극의 업무만 계속 입력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보고를 30초 안으로 짧게, 그리고 보고의 내용과 타이밍을 뇌가 좋아하는 구조를 활용해서 구성한다면 우리의 성과를 상대에게 좀 더 강렬하게 인식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 위 내용은 책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저자 박소연, 출판사 더퀘스트)'에서 요약, 발췌한 내용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원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