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리뷰했던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의 후속 편입니다. 전편은 기획과 보고서 작성이 포인트였다면, 이번 편은 '말'이 포인트입니다. 이 책에서는 '일의 언어'에서 가장 중요한 네 가지 분야(어떻게 정확하게 소통할 것인가, 어떻게 상대를 설득할 것인가, 어떻게 일의 관계를 매끄럽게 이어나갈 것인가, 어떻게 밀레니얼 세대를 이끌 것인가)를 다루고 있지만, 저는 가장 인상 깊었던 두 가지 내용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보고의 언어
"내가 무슨 말을 했느냐가 아니라 상대방이 무슨 말을 들었느냐가 중요하다." - 피터드러커
이야말로 정확한 소통이란 무엇인지를 가장 잘 표현한 문장 아닐까요? 정확한 소통을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를 기억해야 합니다. 세 가지 요소는 상대방 중심, 단순한 형태, 말 센스입니다.
- 상대방 중심 : 상대방에 맞춰 이야기 하는가?
- 단순한 형태 : 상대방이 이해하기 쉬운 모습인가?
- 약간의 말 센스 : 적절한 어휘와 타이밍으로 얘기하는가?
이 세 가지를 기억하면서, 보고할 때 활용하면 좋은 Tip을 알아보겠습니다.
① 상대방의 Why를 이야기하세요, 언제나
사람들이 가장 듣고 싶어 할 뿐 아니라 언제나 들을 준비가 된 이야기는 '자신의 Why(관심과 열망)'에 관한 것입니다. 순식간에 상대방의 관심을 끌 수 있습니다. '칵테일파티 효과 Cocktail party effect'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아무리 소음 속에 있더라도 자기 이름이 불리면 바로 알아챌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의 Why를 전하는 데 얼마 안 되는 시간을 모두 써버립니다. 내가 얼마나 고생한 업무인지, 얼마나 객관적으로 좋은 제품인지 말입니다. 하지만 열정적인 설명을 들으며 상대방은 생각합니다. '내가 이걸 왜 들어야 하지?', '이게 나에게 왜 중요하지?'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면 조용히 '쓸데없는 정보' 서랍에 집어넣습니다. 설사 고개를 끄덕이면서 듣고 있다 해도 말입니다. 그러니 연결 고리를 보여주세요. 그러면 순식간에 상대방의 관심을 끌 수 있습니다. 플랫폼 기업의 개발자와 팀장의 대화를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팀장님, A 프로젝트 코딩 작업을 혼자 하려니 일이 너무 많아 힘들어요. 임시로라도 사람 좀 뽑아주세요."
"그래. 경영본부에 얘기해 볼게. 그런데 해줄지는..."
개발자는 자신의 Why(피로)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과연 충원이 될까요? 글쎄요, 쉽지 않을 겁니다. 팀장은 자기 문제가 아니니 적극적으로 움직일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니 개발자는 원하는 것(채용)을 얻으려면 팀장의 Why를 전면에 내세워야 합니다.
"팀장님, A 프로젝트 코딩 작업을 임시로 도와줄 사람을 얼른 채용해 주세요. 작업량을 보니 지금 상태로는 예정된 데드라인에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클라이언트가 분명 펄펄 뛸 텐데 대책을 마련해야겠어요. 저도 너무 피곤해서 제대로 일하기 힘들고요."
개발자가 힘들고 지치는 건 팀장의 문제가 아니지만, 데드라인을 맞추지 못해서 클라이언트와 문제가 생기는 건 팀장의 문제(Why)입니다. 얼른 해결해야겠다는 초조함이 몰려오기 때문에 아까와는 달리 적극적인 태도가 될 겁니다.
② 안심 첫 문장으로, 30초 만에 핵심을 얘기하세요.
"저... 보고드릴 게 있습니다." 상사들은 수상쩍어 보이는 문서를 들고 다가오는 직원 얼굴을 보는 순간 기분이 가라앉습니다. 직원이 가져오는 것 중에 좋은 일은 별로 없는 법이니까요. 그러니 보고하는 사람의 말이 길어지면, 상사의 스트레스는 점점 더 심해집니다. '도대체 얼마나 나쁜 문제길래? 얼마나 큰 사고를 쳤길래 저렇게 뜸을 들이지?'라는 방어적인 마음이 되기 때문에 조그만 흠에도 화를 내게 됩니다.
우리가 보고하는 목적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자랑, 현황중계, 도움요청'입니다. 이제부터는 상사의 얼굴을 보는 순간 말해주십시오. '왜 왔는지' 말입니다. 특히, 안심 첫 문장을 활용하면 효과적입니다.
■ 보고의 3대 목적별 안심 첫 문장 활용 예시
[자랑] "대표님, 좋은 소식 있어서 보고 드립니다."
[현황중계] "이사님, 소소한 현황보고입니다. B 프로젝트 관련해서 잘 진행되고 있는데요, 진행 상황 몇 가지 보고 드리려고 왔습니다."
[도움요청] "팀장님, C 프로젝트가 다 잘 진행되고 있는데요, 200만 원 예산 추가 이슈가 있어 상의드리러 왔어요."(잘 진행되고 있으며, 고작 200만 원짜리 문제를 상의하려 한다.)
③ 성과를 자랑할 때는 해석을 덧붙입니다.
일하는 사람이라면 성과를 효과적으로 티 내고 표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저는 낯간지러워서 그런 거 잘 못해요'라던가, '꼭 그런 식으로 티를 내야 하나요? 맡은 일을 묵묵히 잘 해내면 상대방도 언젠가 알아주겠죠.'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첫째, 담당자만큼 그 성과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남의 일에 크게 관심이 없거든요. 담당자도 말해주지 않는 성과의 의미를, 주의 갚게 찾아서 발견한 후 놀라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둘째, 자랑할 내용을 구체적인 언어로 얘기해 줘야 상사도 위에 보고할 수 있습니다. 늘 실적 압박을 받는 상사에게 반가운 소식이 되는 것입니다. 셋째, 성과를 제대로 표현하지 않는 사람은 리더가 됐을 때 치명적입니다. 직원들이 고생해서 높은 실적을 내고 있는데도 얼마나 고생하는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조차 제대로 말할 줄 모르는 리더라면 누구든 따르기 싫어합니다.
자랑에 해석을 덧붙이는 방법 중에 유용한 두 가지는 '숫자'와 '특별한 스토리'입니다. 두 가지를 적용하면 밋밋한 콘텐츠에 훨씬 생동감이 생깁니다. 기업 블로그 운영을 대행하는 김 대리의 사례를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김대리가 운영하는 A기업의 블로그가 '이달의 블로그'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는 기쁜 마음에 A기업 최 과장에게 전화를 겁니다.
"과장님! A기업 블로그가 '이달의 블로그'로 선정됐어요!"
"오, 좋은 소식이군요. 김 대리님이 잘해주셔서 그렇죠."
"아닙니다. 최 과장님이 콘텐츠를 잘 주셔서 그런 거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참, 전화해 주신 김에 다음 달 특집건 관련해서 말씀드릴 게 있는데요."
최 과장은 금세 다른 업무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김 대리는 조금 섭섭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달의 블로그' 선정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데, 저렇게 덤덤하게 넘어가느냔 말이죠. 잔뜩 들떴던 마음이 가라앉고 서운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 과장은 '이달의 블로그' 선정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 잘 몰라서 그렇습니다. 이 성과가 얼마나 대단한 건지 알 수 있게 숫자와 스토리로 해석을 붙여보겠습니다.
"과장님! 이번에 A기업 블로그가 '이달의 블로그'로 선정됐어요! 이게 얼마나 대단한 거냐면, 기업 블로그 총 14만 개 중에 화제성과 콘텐츠 충실성 등에서 1등을 했다는 의미입니다.(숫자해석) 사실 과장님네 경쟁사인 B그룹은 2년이나 먼저 시작했고 예산을 열 배나 더 썼는데 아직 한 번도 선정되지 못했어요.(특별한 스토리 해석) 축하드려요!"
④ 어깨를 펴고 당당한 태도로 보고하세요.
주눅이 들어 보고하는 사람은 상대방을 불안하게 합니다. 일을 무사히 마무리해도 상사에게 찜찜함을 남기고, 실수할 경우는 "역시 그럴 줄 알았다니까. 불안 불안하더라니"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세요. 주눅 들어서 얘기할 만큼 죄송하고, 송구하고, 틀릴까 봐 걱정되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상사도 자신이 마치 악당인 것처럼 불안하고 흔들리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직원을 보면 마음이 불편합니다. 하지만 자신감이 마음만 먹는다고 바로 생기는 건 아니겠지요. 상사에게 보고하는 게 무섭고 자주 질타받는 분을 위해 실질적인 세 가지 조언을 하려고 합니다.
담당자는 완벽한 정답을 가져오는 사람이 아닙니다.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의 평균 타율이 0.250 정도인데, 10번 중 2.5번만 안타 또는 홈런을 쳤다는 의미입니다. 고액 연봉을 받는 훌륭한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이럴진대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은 어떻겠습니까. 안타나 홈런을 날리는 경우보다 아웃을 당해서 다시 보고하는 일이 많은 게 당연합니다. 그러니 정답을 맞히지 못했다고 주눅 들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옳다고 생각하면 적어도 몇 번은 얘기해야 합니다. 상사가 프로젝트를 하나하나 검토할 수 없을 때 담당자를 시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특히 경영진이 자주 쓰는 방법입니다.) 샘플링처럼 한두 가지 영역을 정한 후 세밀히 캐묻습니다. 꼭 시비 거는 것처럼 말이죠. 그럴 때 담당자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A'라고 소신 있게 주장하면 어느 순간 공격을 멈추고 쓱쓱, 결재를 합니다. 나머지는 자세히 보지도 않고 말입니다. '이 정도까지 공격해도 담당자가 주장을 굽히지 않는 걸 보면 많이 고민하고 검토했겠지.' 하지만 담당자가 혼란스러워하고, 자신이 휘두르는 대로 이리저리 휘둘리면 상사도 덩달아 불안해집니다.
마지막으로 이기는 경험치를 늘려야 합니다. 자신감을 늘리려면 '좋은 보고 경험'을 늘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보고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은 대개 상사와 최대한 마주치지 않으려고 '꼭 보고해야 하는 일'이 생겼을 때만 갑니다. 하지만 꼭 보고해야 하는 일은 대개 골치 아픈 문제들입니다. 그러니 늘 안 좋은 소식을 들고 가는 셈이죠. 악순환을 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보고' 경험을 늘리는 겁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좋은 일, 잘 되는 프로젝트도 들고 가서 얘기하세요. 상사가 윗사람에게 자랑할 수 있을만한 성과를 이야기하고, 평범한 진행 상활과 관련된 수다도 떨고, 기존 업무를 더 잘할 방법이 없는지 상의하시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보고자는 '상사가 생각보다 무섭지 않다'라는 걸 알게 되고, 상사는 '뜻밖에도 일 잘하는 친구였네'라는 경험치가 쌓이게 됩니다.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설득의 언어
① 설득의 주인공은 첫째도 둘째도 상대방입니다.
상대방을 설득하려고 할 때 첫째도, 둘째도 반드시 기억해야 할 대화 규칙은 '상대방' 위주로 화제를 구성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의 뇌는 '자신에게 중요한 정보'에만 집중하도록 최적화되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그래서 제안을 들으면 이런 흐름으로 반응합니다. '나와 관련된 내용인가?', '나에게 도움이 되나?', '제안이 신뢰할 만한가?' 순으로 말입니다.
"이 제품은 가격 대비 질이 정말 우수합니다. 고객님께는 특별히 30% 할인가로 드리겠습니다."
"저는 이 사업에 인생을 걸었습니다."
이런 대화로는 첫 번째 단계인 '나와 관련된 내용인가?'조차 통과하지 못합니다. 상대의 머릿속에서는 모두 '쓸데없는 정보'로 처리될지도 모릅니다. 상대방 위주로 화제를 구성하는 설득의 예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박 매니저는 고객의 구매 패턴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주는 소프트웨어 회사의 세일즈 매니저입니다. P유통 회사의 고 상무에게 소프트웨어 구매를 제안하려고 합니다.
"요즘 고 상무님께서 고객 분석에 고민이 많으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1단계: 나와 관련된 주제인가?) 동남아와 유럽까지 진출하신다고요. 그런데 현지 고객 분석은 어떻게 하실 계획인가요?"
"현지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해야겠지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건 없습니다."
"고 상무님도 잘 아시겠지만, 기존에는 현지 에이전시에 위탁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요즘은 바뀌었습니다."
"그래요? 왜죠?"
"이제는 고객 분석을 자동으로 해주는 소프트웨어가 있으니까요. 현지 에이전시에 의뢰하면 일주일에 한 번 리포트를 받을 뿐이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실시간으로 구매 현황을 볼 수 있습니다.(2단계: 나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인가? 신속한 정보) 게다가 비용은 현지 에이전시에 내는 비용의 5% 정도밖에 안 됩니다.(2단계: 나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인가? 비용절감) 상무님 회사가 최근 오프라인 매장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비용 지출이 늘다 보니, 이런 비용을 줄이는 데 큰 관심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내부에 보고하시면 크게 주목받을 수 있을 겁니다.(2단계: 나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인가? 내부어필기회)"
"그 소프트웨어라는 게 믿을 만한 건가요? 사실 그런 쪽에 익숙하지 못해서 말이죠."
"그럼요. 세계적 기업인 M사나 E사에서는 2년 전부터 저희 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3단계: 제안이 신뢰할 만한가?)"
② 모든 주장에는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PREP기법)
미국 하버드대 등 유수의 교육기관에서는 근거를 뒷받침해서 주장을 내세우는 방식을 오랫동안 가르치고 훈련합니다. 이 중에서 가장 기억하기 쉽고 유용한 것이 PREP(프렙) 기법입니다. 상대방을 설득하는 경우라면 어디든지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하지만 강력한 규칙입니다.
■ PREP기법
주장(Point) : A라고 생각합니다.
이유(Reason) : 왜냐하면 000하기 때문입니다.
근거(Example) : 예를 들면, 구체적으로는
주장 강조(Point) : 그래서 A를 주장합니다.
우리가 설득하려는 상대방은 보통 다음의 질문은 반복합니다. "공식적인 증거 있어?", "다른 사람은 뭐라고 해?", "전문가들은 뭐라고 그래?" 그래서 숫자, 다수의 의견, 전문가의 의견은 주장에 객관성을 더해주는 권위의 근거가 된다는 점도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 위 내용은 책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합니다(저자 박소연, 출판사 더퀘스트)'에서 요약, 발췌한 내용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원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