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잘한다는 것
① 기술보다 감각이 필요하다
낮은 직위에서는 비교적 업무 기술이 효력을 발휘합니다. 상사가 처리하라고 지시한 일을 기일에 맞춰 수행하면 되니까요. 다만, 그런 식으로 해서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기껏해야 과장급까지입니다. 관리 임원직으로 직위가 올라가면 업무에 우선순위를 매겨 자원을 배분해야 하는데, 이 우선순위를 정할 때 그 사람이 일하는 감각이 통째로 드러나게 됩니다.
감각은 그 사람의 개성이자 행동양식입니다. 커리어를 잘 쌓고자 한다면 누구나 갖고 있는 기술에 주목하기보다는 자신만의 감각을 연마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감각의 사후성을 극복해야 합니다. 사후성이란 지금 사용되는 비용이 미래에 어떤 효과로 나타날지 지금으로선 판별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즉, 감각도 사전에는 목적과 수단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알 수 없지만, 나중에 뒤돌아보면 예전에 어떤 일을 했고, 여러 가지 일이 있었기에 비로소 형성된 거라는 걸 알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커리어를 잘 쌓고자 한다면 누구나 갖고 있는 기술에 주목하기보다는 자신만의 감각을 연마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감각이란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지 않고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 감각의 특이점이기도 합니다. 유연한 태도로 다양한 시도를 해봅시다. 그런 후에야 비로소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감각을 발휘하는지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② 일에 순서가 있어야 한다
일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해봅시다. 먼저 '즉각 분석하고 싶어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사업 전략을 생각해 보자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분석 틀이나 양식에 맞춰 바로 조사를 시작합니다. 템플릿이 정해져 있는 분석 조사라는 '작업'은 엄청난 흡인력을 갖고 있습니다. 일은 잘하지 못해도 일단 작업은 할 수 있고, 사람들에게 보여줄 자료로서의 성과를 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작업의 유혹'은 무척 강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경영도 전략도 아닙니다.
또 일을 못하는 사람은 항목별로 나열해 적기를 좋아합니다. 해야 할 일을 줄줄이 적어 목록 만드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이러한 병렬적인 사고의 문제점은 시간의 깊이, 즉 인과관계를 고려하지 않는데 있습니다. 병렬적 사고는 일의 감각을 말살합니다. '그래서 목적이 뭔데?'라는 고찰이 제외되는 것입니다. 모든 일은 성과로 이어지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일을 잘 하는 사람은 순열적 사고를 합니다. 시간적 시퀀스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논리란 어떤 것과 다른 것 사이의 인과관계이므로 거기에는 반드시 시간이 존재합니다. '이렇게 진행하면 뒤이어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고, 그런 후에는 이런 일을 할 수 있게 되겠다' 라는 식의 논리적인 시간 말입니다. 결국 하나하나의 행위 그 자체의 차이보다는 순서가 큰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순열적 사고에는 스토리가 따르게 됩니다. 감각이 뛰어난 경영자의 사고 회로에는 스토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 → 그러면 점점 이런 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 이 일을 하는 동안에 고객도 이렇게 될 겁니다 → 그래서...' 하고 결론이 나옵니다. 돈을 벌 수 있는 핵심 요인이 나오는 것입니다. 남들이 모르는 것을 알고,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이유는 결국 자신만이 갖고 있는 스토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일을 잘하는 사람은 순열적인 스토리 사고로 독창적인 전략을 창출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합니다.
③ 내면의 동기로 움직인다
사고의 양식에는 '아웃사이드 인outside in'과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이 있습니다.
아웃사이드 인outside in |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 |
· 외부 정보에서 답을 찾는다 | · 자신의 논리에서 답을 찾는다 |
· 업무 지시를 성실히 따른다 | · 자신이 세운 목표를 따른다 |
· 계획이 완성되어야 실행한다 | · 우선 실행하고 계획을 수정한다 |
아웃사이드 인은 적정한 해답이 어딘가에 있을 테니 전체적으로 폭넓게 외부에 있는 정보를 조사하고 거기서 좋은 것을 찾아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해답은 자신의 내면에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사고를 아웃사이드 인의 방향으로 유도하는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아웃사이드 인 성향이 감각을 말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이는 저자인 야마구치 슈가 펴낸 「뉴타입의 시대」에서 이야기한 '올드타입'과 '뉴타입'이라는 개념과도 상통합니다. 그는 지금의 격변하는 시대를 대하는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양식에는 '올드타입'과 '뉴타입' 두 가지가 있으며, 우리가 '뉴타입'을 지향해야 한다고 제시한 바 있습니다.
올드타입old type | 뉴타입new type |
높은 지위를 추구한다 | 목표에 따른 행동을 추구한다 |
시스템에 순응한다 | 자신의 감각을 따른다 |
정답을 찾는다 | 문제를 찾는다 |
미래 예측에 의존한다 | 스스로 미래를 구상한다 |
주어진 업무에만 집중한다 | 일의 전체 상을 그린다 |
일을 못하는 사람일수록 올드타입이 되기 쉽습니다. 그들은 오직 생존이 목표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리더란 살아남아 무엇을 하고 싶은지 '행동'을 밝혀야 합니다. 인간은 의미를 모르면 동기 부여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의미는 내면의 동기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인사이드 아웃으로 사고하고, 뉴타입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일을 잘하는 감각은 어떻게 길러지는가
첫 번째는 감각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그 사람을 잘 살펴보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손쉽고 빠르게 감각을 익히는 방법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때 그 사람의 '전부'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 잘하는 사람의 감각은 단지 일하는 모습에서만 드러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메모하는 방법, 질문하는 방식, 회의를 이끄는 법, 책상 배치나 식사 습관, 심지어 가방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등이 모든 행동과 생활에 감각으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감각 있는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할 수 있다면 감각을 배우는 데 아주 유리합니다.
두 번째는 일단 그것을 좋아하는 것입니다. 이는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대상을 좋아하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마음껏 계속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겪으면서 점점 능숙해질 것입니다. 옳고 그름이라는 것은 자신의 외부에 성립되어 있는 보편적인 합의 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내부의 가치 기준은 좋고 싫음입니다. 결국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것은 좋고 싫음의 문제가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좋아하는 마음'이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지 않으면 감각의 연마는 시작되지 않습니다. 좋아하지 않는 일은 무슨 일이든 간에 하기가 상당히 괴롭기 때문에, 사후성을 극복할 수 없습니다.
* 위 내용은 책 '일을 잘한다는 것(저자 야마구치 슈, 구스노키 겐, 옮긴이 김윤경, 출판사 리더스북)'에서 발췌, 요약한 내용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원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