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 알아야 할 지식들
젊은 친구들은 젊음과 매력적인 육체를 가지고 있기에 늙고 병든 육체의 삶을 상상하지 못하고, 돈과 현실이라는 가치에 대해 평가절하하고 미래를 낙관하기 쉽습니다. 그러다가 더 나이가 들어 몸이 늙어갈수록, 젊음이란 선물을 뺏기고 나면 그제야 냉정한 세상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젊음 덕분에 어디 가서든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고 관심과 사랑을 받고 당연한 듯이 이권을 누릴 수 있었는데, 그 젊음이 사라지고 나니 더 이상 사람들이 같은 농담에 웃어주지도 않고 세상이 더없이 차가워지는 것이지요. 그렇게 세상의 차가움을 마주했을 때 그나마 가족이나 명예, 혹은 재산이 있다면 아직 무도회장 밖으로 밀려나지 않겠지만, 그마저 준비하지 않은 자들은 불빛 밖에서 나 홀로 서있게 됩니다.
결국 우리는 병들고 약해졌을 때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 그 다음을 공부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 힘으로 준비할 수 있을 때 돈이나 지식, 지혜, 명예 등 세상이 나를 가치 있게 여길 만한 것들을 준비해둬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얻기 위해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정확히 이해하고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알고보면 취업이 될지 말지도, 돈을 벌지 말지도 저 멀리 바다 건너 미국 땅에서 결정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플레이션은 불가피합니다. 이 불가피한 인플레이션의 시작점이 바로 미국입니다. 100년 전에는 영국의 파운드화가 기축통화였습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동안 영국이 파운드화를 지나치게 많이 찍어내는 바람에 기축통화로서의 신뢰를 잃게 되자, 2차 세계대전 후 브레튼우즈 회의를 통해 미국의 달러가 기축통화 자리를 차지합니다. 35달러를 가져오면 금 1온스로 바꿔준다는 금본위제를 미국이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도 1970년대 베트남 전쟁을 수행하며 달러를 남발합니다. 이를 눈치챈 다른 나라들은 갖고 있던 달러가 휴지가 되기 전에 미국 정부에 달러를 던지고 금을 인출해 가기 시작했고, 이대로라면 미국 정부는 모든 금을 뺏기고 파산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합니다. 그러자 당시 미국의 대통령 닉슨은 긴급성명을 통해 금태환제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 전 세계는 이제 환율의 시대로 진입하게 된 것입니다. 이는 미국이 세계의 기축통화를 마음껏 찍어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우리 나라의 총소득과 생산성은 70년대 이후로도 끊임없이 증가했지만, 전체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계속 정체합니다. 미국 정부는 금본위제로 인한 족쇄가 풀리자 점점 통화량을 늘려가기 시작했고 그렇게 늘어난 통화량이 자산시장의 상승을 불러왔기 때문입니다. 반면 급여나 연금은 그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므로 실물자산이 없는 개인들은 자기도 모르는 새 점점 가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더 많은 빚을 내고, 더 큰 사업을 벌이고, 더 일찍 자산시장에 올라탄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부를 이루기 시작했고, 노동이나 연금소득으로 연명하던 사람들은 '어? 어?' 하는 사이에 점점 소득분위 아래로 추락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것이 성실히 저축해도 가난해지는 이유입니다.
우리가 여기서 생각해야할 건 미국이 만드는 인플레이션을 욕하고 탓할 게 아니라 우리 삶의 양극화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이고 전 세계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부산물이란 걸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이 불러온 사회 변화
통화량의 증가는 자산의 양극화를 심화시켰고, 자산의 양극화는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의 선순환을 점점 약화시킵니다. 기업과 정부, 은행은 부자가 되었지만 개인이 점점 가난해졌기 때문에 기업은 점점 팔 시장이 줄어들어 버리고 은행은 점점 돈을 빌려줄 대상이 줄어들게 됩니다. 따라서 사회는 자연스럽게 개인이 더 많은 소비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내게 됐습니다. 그게 바로 개인에게 빚을 지우는 일입니다. 우리는 자본주의의 부족한 톱니바퀴를 채우기 위해 더 많은 대출을 내서 집을 사고, 물건을 사고 어느새 그게 자연스러운 사회로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한편, 이러한 인플레이션은 노동 구조에도 영향을 끼쳤는데, 개인의 대출만으로는 기업과 은행의 경제 시스템을 굴리기 힘들어지자 기업가들의 눈에 가정에 잠자고 있는 여분의 노동력들이 들어옵니다. 바로 가정주부들입니다. 이 노동력들이 사회로 나오기 시작하면 더 많은 물건, 더 많은 세금, 더 많은 대출 그리고 더 저렴한 인건비까지, 다시 은행과 기업, 정부가 행복하게 굴러갈 수 있을 테니까요. 실제로 70년대 미국에선 여성의 활발한 사회진출이 노동자들의 소득이 정체된 이유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결국 신용화폐의 팽창으로 인한 양극화는 우리 사회를 임금이 정체된 사회, 결혼하기 어려운 사회, 여자도 일해야 하는 사회, 집을 사기 어려운 사회로 점점 바꿔갔습니다. 그리고 통화량은 지속적으로 팽창하기 때문에 다시 거꾸로 갈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현대인의 고통은 단순히 우리가 살면서 내린 결정에 의해서만 영향을 받는 게 아니라 경제의 움직임에 따른 예견된 운명이기도 했던 것입니다.
변화하는 세계질서
이런 기존의 세계질서는 현재 커다란 변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00년간 기축통화의 역할을 해오면서 달러의 가치는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이런 세계질서의 변화 흐름을 눈치채고 달러를 조금씩 버리고 금이나 은 같은 실물로 갈아타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척점에 있는 나라들에선 금에 기반한 새로운 통화가 나올 거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런 세계적인 규모의 패권 교체 아래, 미래의 변화를 다음과 같이 예상합니다.
① 인플레이션 시대에서 하이퍼 인플레이션 시대로
벌어진 양극화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정부는 통화량을 더 늘려나갈 것이고, 앞으로는 매년 순식간에 오르는 물가 속에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경계가 더 뚜렷해 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② 질서가 있던 세계에서 분쟁과 전쟁이 늘어나는 세계로
가치가 떨어진 통화는 상대적으로 실물자원과 자산을 더 가치 있게 만들 거고, 전 세계는 한정된 자원을 빼앗기 위해 그리고 비어 있는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더 큰 분쟁을 만들 거라는 것입니다. 특히, 지금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앞으로 세계 패권의 향방을 결정할 너무나도 중요한 전쟁입니다. 러우전이 러시아의 승리로 끝나는 순간, 최강국 미국의 위상은 물론, 달러의 기축통화 자리도 흔들릴지 모릅니다.
③ 자유주의 체제에서 전체주의와 극단주의로
벌어진 양극화로 인해 사람들은 자유보다도 한 조각 빵을 원하게 될 거고, 이는 전체주의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에 맞설수 있는 방법은?
노동, 투자, 사업이라는 건 결국 모두가 인플레이션을 이길 수 있는 돈의 흐름을 찾아다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국가가 개인에게 행하는 합법적인 폭력이라면, 투자는 개인이 국가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방패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수단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바로 부동산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우리나라는 태생적으로 금융자산에 돈을 저장하기 매우 불리한 나라라고 설명합니다. 휴전 국가라 외국자본이 들어오기 어려운 데다, IMF 사태 이후 시장이 외국 자본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발달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우리나라 부의 대부분이 외국인의 침투가 어려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정부 입장에서도 금융시장은 외국자본의 수탈을 막기 어려운 반면 부동산은 정책으로 수요와 공급을 컨트롤하기 쉽습니다. 또,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이 폭락한다는 건 금융 시스템이 붕괴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어쩔 수 없이 정부가 개입하여 부동산을 부양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화폐가 우리나라 안에서만 도는 한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은 가장 강력한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것이 우리가 부동산을 공부해야 하는 진짜 이유라고 강조합니다.
사람은 언제 노예가 되는가
노예를 만드는 방법은 너무 쉽고 간단합니다. 그것은 바로, 사람에게서 선택지를 없애는 것입니다. 선택지가 있으면 사람은 노예가 될 수 없습니다.그냥 다른 길로 도망가면 되기 때문입니다.
보통 나이가 많을수록 선택지는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특히 가정과 아이가 있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젊을 때 당당하던 사원도 나이 먹고 몸에 대출 주렁주렁 붙고 일단 가정을 만들고 나면 선택지가 점점 사라져 버립니다. 그때부턴 예전에 김 대리, 김 대리 하던 팀장도 어느 순간부터 야, 너, 이마 되는 거 순식간입니다. 보통 선택지를 늘릴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사실 돈입니다. 자본주의 세상의 법칙을 배우고, 나에게 시간과 자유를 선물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노예가 되고 싶지 않다면 말입니다.
*위 내용은 책 '당신은 설명서도 읽지 않고 인생을 살고 있다(저자 꼬몽디, 출판사 페이지2북스)'에서 발췌, 요약한 내용입니다. 이 책은 1부 '자본주의'와 2부 '정의와 도덕'으로 되어 있지만, 1부 내용만 리뷰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원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