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다만 모두에게 균등하게 온 것은 아니다.
The future is already here - It's just not evenly distribute.
- 윌리엄 깁슨(William Gibson, 미국 소설가)
저자는 국내 최고의 데이터 분석가로, 데이터에서 사람들의 욕망을 읽어내고 그 욕망의 합으로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각자 개성을 지닌 존재이고 저마다 환경도 다르므로 모든 변화를 똑같이 실감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직 내게 일어나지 않았다 해도 다른 이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변화라면, 언젠가 나에게도 일어나게 돼 있습니다. 그는 어떤 변화를 감지했을까요?
변화의 상수
그는 지난 16년간 데이터를 살펴보았을 때 주목해야 할 변화상으로 3가지 화두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것은 '분화하는 사회, 장수하는 인간, 비대면의 확산' 입니다. 이는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은 코로나로 속도가 더 빨라졌으며, 앞으로 더 강화될 변화라고 합니다.
변화의 상수① 분화하는 사회
첫 번째 키워드는 바로 '혼자' 입니다. 전통적으로 가족은 재화를 조달하고 가사노동을 하고 유대를 강화하는 등 각종 역할과 책임을 서로 나누고 서로에게 의지했는데, 그런 기능이 하나둘 외주화 되며 축소되고 있습니다. 딜리버리 서비스를 비롯해 각종 가사노동 아웃소싱 서비스가 성업 중이고, 유대감은 반려동물이 대신합니다. 1인 사회로의 분화는 가족의 해체까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취약한 사회보장을 보완했던 강력한 효도 시스템을 대신해, 각 개인이 독립된 개체로 살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효도 시스템을 외주화 할 만큼 엄청난 부를 쌓든지, 아니면 늙어서도 혼자 살아갈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을 키우는 것 등 말입니다. 결국 우리는 자신의 생산성과 사회적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일상의 혁신을 계속해나가야 하는 변화를 맞닥뜨린 것입니다.
변화의 상수② 장수하는 인간
'혼자'와 더불어 우리 사회의 변화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를 뽑으라면 '장수'라고 합니다. 중요한 점은 단순히 오래 사는 사회가 아니라 젊게 사는 사회로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 시니어층의 스마트폰 사용률은 엄청나게 높고, 소비문화도 젊은 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들도 충분히 새로운 기술과 문화를 향유하는 수용자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점을 놓치지 않고 배려하는 것도 중요한 과업이자 산업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변화의 상수③ 비대면의 확산
세 번째 키워드는 '무인無人' 입니다. 이제 무인 카페,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등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지금의 무인화 흐름이 단순히 기술발달이나 우리의 수용력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관계 맺기에 대한 우리의 생각 변화 때문에 더 빨라진다는 사실입니다. 심지어 대면뿐 아니라 전화 통화조차 부담스러워 꺼리는 현상이 밀레니얼의 특성으로 부각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것은 특성 세대만의 특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변화하는 이유는 사람과의 관계를 제어하고 싶은 욕망의 결과입니다. '비대면non contact'이 아니라 '선택적 대면selective contact'입니다. 로보틱스, 자동화는 만나고 싶으면 만나고 그러기 싫으면 안 만날 수 있는 수단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인간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할 듯합니다. 나아가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당위에 어떻게 적응할지도 고민해 보게 될 것입니다.
변화를 예측하는 방법
저자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변화의 징후를 어떻게 읽느냐는 질문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의 대답은 '좋은 질문을 받는다' 입니다. 좋은 질문을 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는 많이 읽으라고 조언합니다. 책이든 뭐든 꾸준히 많이 말입니다. 읽다 보면 패턴이 반복되는 게 보인다고 합니다. 신호의 증폭과 감소처럼 말입니다. 또 한 가지, 그는 무조건 열심히만 하는 게 답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방향을 먼저 생각하고, 그다음에 충실히 해야 합니다. 일어날 일은 일어납니다. 그냥 해보고 나서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하고 나서 검증하지 말고, 생각을 먼저 하는 것입니다. 'Just do it'이 아니라 'Think first'가 되어야 합니다.
삶의 주도권을 가지려면
이런 자동화의 격량 속에서 생산의 주체에서 밀려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가 다른 이들과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하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결국 우리의 이슈는 '대체 가능하지 않은 상태가 되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것이 '내 것'이 되고 삶의 주도권을 갖게 할 것입니다. 과연 무엇을 '내 것'이라 할 수 있을지 데이터를 보니 두 가지 길이 나왔습니다. 플랫폼을 만들거나 장인이 되는 것. 즉 프로바이더가 되거나 크리에이터가 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1899년 베블런은 '유한계급leisure class'라는 용어를 제안했습니다. 이들은 자본소득이 높아 노동하지 않고 여가leisure를 즐기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지금은 '포스트 베블런'을 말합니다. 컬럼비아 대학의 벨레짜Silvia Bellezza교수는 이제는 오히려 일하는 게 지위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자동화, 무인화로 인해 아티스트, 장인, 나아가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은 일자리가 있을 테지만, 나머지 대중은 기회가 없을 수 있으니까요.
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
예전에는 학벌이나 이력이 나에 대한 설명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어떤 일 하셨어요?" "OO기업에서 15년 일했습니다." 그러면 상대방이 알아서 '경력 15년'이라고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거기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했고, 그 프로젝트에서 나의 기여는 무엇이며 어떤 저을 배웠는지 묻습니다. 이제는 내가 했던 일들을 모두 기록해야 합니다. 이 생각을 확장하면 '자기표현주의self expressionism'가 됩니다. 내 삶을 어떻게 표출해서 나를 증거할지 결정하는 것입니다. 이제는 스스로의 흔적을 남기고 성장의 기록을 채록하는 것이 곧 나의 프로파일profile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첫째, 직접 해야 하고, 둘째,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그 성장 과정이 나의 자산으로 환금될 것입니다. 그것이 일종의 사회문화적 자본이고, 나의 업이 될 것입니다.
"당신은 진짜입니까?" 진짜가 되어야 하는 시대
의도의 진정성을 따지는 젊은 세대의 관심사는 '근본'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청바지는 리바이스가 출발점이고, 독일군 스니커즈는 마르지엘라가 시작한 것처럼, 누가 시조인지를 알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왜나면 만든 이의 의도를, 의지를 알고 싶은 것입니다. 누가 시류에 편승한 무임승차자인지 알고 싶은 것입니다. 동시에 처음부터 해온 그 사람의 굳은 의지와 역사를 알고 싶은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사람들은 진짜를 판별하고, 근본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진짜를 찾고 있습니다. 의도가 선한 것인가 혹은 평가와 보상을 원하는 것이었는가를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이 이렇게 채록된다는 것은 우리의 삶이 언제든 검증되고 대상화될 수 있는 사회로 진입했음을 말해줍니다. 그럼 진짜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진정성authenticity의 어원은 '스스로' 무엇인가를 '성취하는 것'입니다. 결국 진정성 있는 행동이란 내가 의도하고, 내가 행한 것입니다. 이를 업의 관점에서 풀어보면 주체성과 전문성이라는 두 가지 덕목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내가 한다는 건 첫째는 의지의 문제이고, 둘째로는 전문성의 문제입니다. 즉 내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느냐입니다. 이 두 가지를 갖춘 순간, 우리는 신뢰를 얻습니다. 우리는 그런 분들을 장인 또는 예술가라 부릅니다. 일의 주체가 나인 것입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어느 순간 사람들로부터 '발견'될 것입니다. 알리는 게 아니라 발견되는 것입니다. 내가 어떤 걸 전략적으로 의도한 게 아니라 그저 내 삶에서 건실하게 구현하고 있었는데 비로소 대세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발견되기 위해서라도 먼저 해야 하고, 오래 해야 합니다. 그러니 개인의 앞날을 고민하며 이 책을 읽으신다면, 먼저 하세요. 벤치마킹은 이제 시류에 편승하는 것으로 해석되기 쉽습니다. 벤치마킹은 리스크를 피해 가는 요소를 쓰셔야 합니다. 좋아하는 걸 하라고 하는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고민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겁니다. 저자는 어떤 걸 하더라도 10년은 해야 전문가가 될 테니 미루지 말고 지금 시작해 보라고 말합니다. 뜰 것 같은 아이템을 하나 골라잡으라는 게 아닙니다. 각자가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일부러 찾을 필요는 없고, 자연스럽게 떠올라야 할 것입니다. 어릴 적 좋아했던 것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엔가 사회적 압력과 남들의 기대에 치여 잊고 있던 것들.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기억해 내는 것만으로도 내 꿈을 찾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지금부터 10년 전략 : 이성적 사고, 업의 진정성, 성숙한 공존
현재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는데도 불안함에 뭔가 계속 배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성장은 목표가 아니라 과정에서 훈장처럼 주어지는 것입니다. 자신이 직접 일해서 남는 성장의 결과가 나에게 경쟁력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현행화를 꾸준히 해야 합니다. 생활이란 잠시 잠깐 하고 멈추는 게 아니라 지속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10년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저자는 크게 3가지를 이야기 합니다.
첫째는 이성적 사고입니다. 만나지 않은 채 협업하는 세상에서는 이성적 사고가 무척 중요합니다. 이제는 데이터 리터러시(Data Literacy, 데이터를 읽고 쓸 줄 아는 능력), 통계적 해석능력,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능력이 누구에게나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둘째는 업의 진정성입니다. 자신이 한 말과 행동이 진짜 자기 것이어야하고 업무에 필요한 전문적 지식이 요구됩니다.
셋째, 이렇게 진정성을 기반으로 협업하는 것은 결국 공존으로 연결됩니다. 그것도 성숙한 공존입니다. 지금까지는 공존이 '너는 이거 써, 난 이거 쓸게' 하는 식이었다면, 이제는 서로가 함께함으로써 공공선을 만들 수 있는 공동체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디지털로 백만 단위의 사람을 만날 수 있을 만큼 관계가 확장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혁신은 빨라지고 수명은 길어졌습니다. 내 업보다 내가 더 오래 삽니다. 이러 변화 속에서 우리는 자기 것을 만들고, 현행화를 통해 나의 능력과 사회성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결국 재사회화입니다. 재사회화는 깨어 있으려는 노력입니다. 과거의 기준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의 변화에 맞춰 혁신을 수용하는 자세가 우리를 과거가 아닌 현재에, 나아가 미래에 있게 할 것입니다.
*위 내용은 책 '그냥 하지 말라(저자 송길영, 출판사 북스톤)'에서 발췌, 요약한 내용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원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